한국에서 잡어 취급인데… 유럽 미슐랭 식당에선 귀한 대접 받는 ‘이 생선’

달고기와 함께 놓여져있는 생선 모습

날씨가 따뜻해질수록 바닷바람과 생선구이가 당긴다. 특히 ‘달고기’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 있는 이라면, 그 특별한 맛을 떠올릴지도 모른다.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유럽에서는 ‘존 도리(John Dory)’라는 이름으로 고급 레스토랑의 메인 메뉴로 자주 등장하는 생선이다. 한국에서는 아직까지 잡어로 분류되며 주목받지 못하지만, 알고 보면 맛도 영양도 남다른 매력을 지녔다.

생김새부터 특별한 생선, 달고기의 첫인상

어시장에서 처음 달고기를 마주한 이들은 그 독특한 생김새에 시선을 빼앗기기 쉽다. 타원형으로 납작한 몸, 몸집보다 큰 머리, 수직으로 크게 벌어지는 입이 인상적이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건 몸 양옆 중앙에 선명한 검은 반점이다. 이 반점이 마치 달처럼 보여 ‘달고기’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비늘은 작아서 피부에 밀착된 듯 보이고, 등지느러미 앞쪽에는 실처럼 길게 뻗은 가시가 있다. 주로 수심 50~150m 깊이의 바다 속에서 혼자 생활하며, 작은 어류나 갑각류, 두족류를 먹고 살아간다. 외형만큼이나 생활 습성도 개성 있는 생선이다.

생김새가 특별한 달고기 외형 사진
유럽 미슐랭 레스토랑 단골 메뉴, 달고기 / 사진=Shutterstock

담백함과 감칠맛의 조화, 달고기의 진짜 매력

달고기의 진가는 그 맛에서 드러난다. 흰살 생선 특유의 담백한 맛을 가지고 있으며, 비린내가 거의 없고 부드러운 식감이 특징이다. 한입 베어 물면 살이 입안에서 부드럽게 풀어진다. 단백질에 포함된 글루탐산 덕분에 자연스럽고 은은한 감칠맛도 느껴진다.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에서는 달고기를 스테이크, 튀김, 필레 등 다양한 고급 요리로 즐긴다. 유명 셰프 고든 램지도 이 생선을 애용한다고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 익숙하지 않지만, 미역국에 넣거나 구이, 전으로 만들어도 제법 훌륭하다. 제주도 어촌의 작은 식당에서 달고기 미역국을 맛본 사람들은, 국물의 깊은 풍미와 부드러운 흰살에 감탄하곤 한다.

조리 시에는 과한 양념 없이 구워내거나, 살만 발라 바삭하게 튀겨 먹는 방식도 좋다. 기름기가 적은 편이어서 담백하게 즐기기 좋다.

2018년 남북정상회담 만찬 메뉴, 알고 보면 더 반가운 달고기

유럽에서 사랑받는 달고기 요리
유럽에서 사랑받는 달고기 요리 / 사진=Shutterstock

달고기는 고단백 저지방 식품으로, 건강을 신경 쓰는 이들에게 반가운 식재료다. 특히 뇌 기능 향상에 도움을 주는 DHA가 풍부하며, 칼슘, 인, 철분, 비타민 B1, B2, 니아신, 비타민 C 등 다양한 영양소가 고루 들어 있다. 성장기 어린이부터 직장인까지 모두에게 필요한 영양이 가득한 셈이다.

단점도 있다. 머리와 내장의 비중이 커서 먹을 수 있는 살의 양은 적은 편이다. 그래서 유럽에서는 대부분 손질한 필레 형태로 유통된다. 한국에서는 제주도와 경상도 연안에서 주로 잡히며, 2018년 남북정상회담 만찬 메뉴와 고든램지 등 유명 셰프들의 최애메뉴로 등장하며 국내에서도 조금씩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맛과 영양을 두루 갖춘 달고기. 오랫동안 잡어라는 오명을 썼지만, 제대로 알고 보면 식탁에 자주 오를 법한 생선이다. 생김새가 낯설어도 한 번만 맛보면 달고기의 특별함을 알아차릴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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