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으면 입맛이 싹 도네”… 봄에만 먹을 수 있는 ‘밥도둑’ TOP3

날이 따뜻해지면 입맛도 기분도 나른해지기 마련이다.
그럴 때마다 시골 밥상에서나 맛볼 수 있던 ‘봄 나물’이 떠오른다.
된장 냄새 은은하게 배인 나물 한 숟갈이면, 몸속까지 맑아지는 기분이 들곤 했다.
오늘은 봄철에만 한정적으로 즐길 수 있는, 그리고 시골 사람들 사이에선 ‘밥도둑’이라 불리는 세 가지 나물을 소개한다.
도시에서는 귀하고, 기억 속엔 깊게 남는, 바로 그 맛이다
1. ‘머위나물’ 봄이 되면 꼭 찾는 해독 나물
시골 어르신들 밥상엔 봄만 되면 빠지지 않고 올라오는 나물이 있다.
바로 머위다. 어린 잎을 따서 된장에 푹 조려내면, 밥 한 그릇이 모자라다 싶을 만큼 감칠맛이 넘친다.
머위는 해열에 도움을 주고, 기관지를 진정시켜주는 효능까지 있어
계절이 바뀌는 봄철 건강식으로 특히 각광받는다.
특유의 쌉싸름한 맛 때문에 도시 사람들에겐 낯설 수 있지만,
시골에선 바로 그 맛이 입맛을 깨우는 ‘시그널’로 여겨진다.
된장과 함께 조려내면 쓴맛은 줄고, 향은 배가돼 봄철 해독 음식으로 딱 맞는다.
2. 두릅, ‘나물의 제왕’이란 별명은 괜히 붙은 게 아니다

두릅은 산이나 밭 가장자리에 자라지만,
어느 지역에서든 귀하게 여겨진다.
‘나물의 제왕’이라는 별명답게 두릅의 효능도 여러가지다.
면역력을 끌어올려 주고, 혈당 조절에도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있다.
나른한 봄철, 피로감이 몰려올 때 두릅이 제격인 이유다.
먹는 법도 간단하다.
데친 후 초장에 찍어 먹거나, 된장으로 가볍게 무쳐내면 된다.
쌉싸름한 첫맛 뒤에 올라오는 은은한 단맛은, 입맛을 잃기 쉬운 봄철에 딱 맞는 반전의 맛이다.
다만 가격이 높은편이라, 시골 친척집에서 얻어먹는 행운이 아니고서는 자주 접하긴 어렵다.
3. 다래순, 산속에서 자라나는 진짜 봄의 맛
다래순은 좀처럼 마트에서 보기 힘들다.
다래순은 산속 다래나무에서 자라나, 시골 장터나 산행 중 우연히 마주쳐야 얻을 수 있는 나물이다.
줄기 끝의 부드러운 순만 골라 초무침으로 내거나,
비빔밥 위에 살짝 올려 먹으면 향긋함이 입안 가득 퍼진다.
다래순은 보기만 해도 생생한 초록색이 눈을 맑게 해주는 느낌이다.
신장 건강에 도움을 주고, 위장을 보호하며, 숙취 해소에도 효과적이라 술 한 잔 후 다음 날에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요즘엔 이런 나물을 직접 따러 가는 사람도 많다. 개인사유지에 들어가는 것은 조심해야겠지만, 건강을 챙기면서 자연도 누릴 수 있는 봄철 나물 산행이다.
그 끝에 얻는 한 줌의 다래순은 그 어떤 고기보다 값지게 느껴진다.
시골식 밥도둑, 왜 봄이 제맛일까. 봄철 나물은 그 자체로 정제되지 않은 자연의 맛이다.
겨우내 움츠렸던 몸에 다시 에너지를 불어넣는 느낌. 쌉싸름하지만 개운하고, 낯설지만 자꾸 생각나는 그 맛이, 바로 시골 사람들이 찾는 밥도둑의 매력이다.
도시에서는 쉽게 만나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 직접 채취하거나 5일장 등 장터나 온라인구매를 통해 구해볼 수 있다면 꼭 한 번쯤 밥상에 올려보길 권한다.
계절을 먹는다는 말, 그 말이 딱 맞아떨어질 것이다.